선요약
예선
OT 이후,
본격적인 대회 예선의 막이 올랐고
50팀 중 8팀만 본선에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KDT 해커톤은 일정이나 추진 절차를 보면 몇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
1. 예선심사는 아이디어 기획서 및 PPT로만 평가
2. 예선심사 결과 발표 후 최종 결과물 제출까지 시간은 단 6일
우리 팀의 경우 App 제작이었으니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App을 만들기는 해야했는데,
본선에 오르기 위해 평가될 항목 중에 App의 완성도와 구현도는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아이디어 기획서와 ppt로만 본선 참가자를 결정되는 것이니 좀 의아하긴 했다.
어떤 의도일까 궁금하기도 했고.
완성도는 높지만 기획서는 조금 수수한 팀과
MSG를 잔뜩치고 포장만 번지르르 한 팀 중
단연 후자의 팀이 눈에 띌 수밖에 없을텐데, 그것을 어떻게 가려낼 수 있을까 궁금했다.
후자의 팀이 본선에 오르게 되면 짧은 기간 안에 기획서대로 구현할 수 없을테고...
아무튼 본선에 가게될지 아닐지는 몰라도
일단은 대비는 했어야 했다.
자폐에 대해 사전지식이 전혀없으니 앱개발을 바로 착수할 수는 없었고,
먼저 자료조사와 기획서의 틀을 짰다.
이 과정에서 굉장히 애로사항이 많았다.
서로 처음에는 친한 사이도 아닐뿐더러 회의 역시 비대면으로만 진행하다 보니
회의가 허공을 돈다고 해야할까. 의견 조율이 잘 안됐었다.
같은 프로젝트를 하고는 있지만 같은 생각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어찌어찌 파트를 나누어 기획서를 만들고 감정분류 모델을 만들었지만,
퀄리티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KDT해커톤 과정에는 팀별 멘토링이 최대 3회씩 주어졌는데,
그렇게 만든 초안을 가지고 멘토링을 받았을 때,
멘토님께서 애써 돌려 말씀 하셨겠지만, 사실 혹평을 받았다.
첫 멘토링 당시 멘토님의 말씀이 아직 기억에 남는다.
이번 해커톤의 목표가 경험쌓기인가요? 수상인가요?
'수상이라면, 힘들어보여요.' 라는 말이 숨어있는 말이었고, 실제로 나중엔 이대로 말씀도 하셨다.
아이디어가 빈약하다는 뜻이었다.
굉장히 분했다. 더 잘 할 수 있는데...
뭐 그래도 어쩌겠는가, 초안이라도 기획서가 나왔고
자료조사도 조금이나마 이루어지긴 했으니
앱개발도 시작해야했다.
개발언어는 플러터였다.
동아리에서 코틀린으로 완전 토이프로젝트(계산기 만들기 뭐 그런...)만 해본거라
앱개발은 자신없었다. 더군다나 플러터는 Dart라는 언어를 쓰는데 한번도 다뤄본 적이 없었다.
팀원 모두가 앱개발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3명은 앱개발, 나머지 3명은 추가적인 자료조사 및 기획서 다듬기 등을 해야 했다.
회의 끝에 나도 앱개발팀에 합류를 하게되었고,
플러터 유료강의도 구매해서 열심히 공부했다.
(이때 알게 된 코딩애플 강의를 빅프때도 사게 될 줄은...)
그렇게 2번째 멘토링을 받았고,
사실 그때까지도 크게 괄목할 만한 개선을 멘토님께 보이진 못했다.
아이디어 역시 수익성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었기에
그에 대한 부분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피드백도 들었다.
비대면 + 친하지 않은 팀원 + 이어지는 멘토들의 혹평 ... 등
호재는 커녕 악재에 여러 불안요소가 있어서일까
멘토링 이후 프로젝트가 거의 멈추었다.
거기다 에이블스쿨 교육과 병행을 해야했고,
한창 딥러닝에 대헤 배우던 시기라 교육만 듣기에도 바빴던 때였다.
바쁜 시간을 짬내 어느정도 기획서와 제출용 ppt가 나오긴 했으나
이대로 제출하면 떨어질 게 뻔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기초적인 도메인 지식이 많이 부족해
자료조사를 할 때 주위의 지역발달센터나 자폐전문가에게 의견을 물어야 했으나,
그러한 부분 역시 지지부진했다보니, 기획이 약했다.
자료조사 담당은 아니었지만,
내가 자폐전문가 혹은 병원에 이메일을 두어 차례 보내본 적이 있는데, 답장은 없었다.
애써서 길게길게 내용을 보내도 답장이 없으면 '바쁘시겠지... '하고 생각이 들다가도
상대의 반응이 없으면 의욕이 많이 떨어진다.
거기다가 , "답장이 없어요..." 하고 팀에게 얘기한 후에도
따로 팀원들끼리 교류도 없었고 반 포기에 가까웠던 것 같다.
비대면 프로젝트의 단점이 가장 도드라졌던 때 였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시간이 가길 기다릴 순 없었다.
2번 했는데, 안됐다면 10번 하면 되지 않을까?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하루 날 잡고 대구시에 존재하는 모든
자폐관련센터, 병원, 전문가의 연락처를 찾아
전화를 하고,
안받으면 문자를 남기고,
문자를 보낼 수 없으면, 메일을 보냈다.
자폐아동을 위한 app인데, 자폐아동에게 뭐가 진짜 필요한지 나는 모르니 도움이 필요했다.
뭐가 필요한지도 모르는 사람이 만든 app이 효과있을까.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니
반드시 전문가의 피드백이 필요하다는 강한 확신이 있었다.
그렇게 수십통의 전화를 하면서 재미있는 경험도 많이했다.
"경북대학교 학생인데요, 제가 자폐와 관련 프로젝트 ~~~ "
이런식으로 얘기를 하다보니 신천지로 오해를 사기도 했고 ㅋㅋㅋ (진차 아닙니다 ㅠ.ㅠ)
어느과인지 묻는 분도 계셨다.
대부분은 거절을 하셨지만 (센터 상담, 내원 환자들이 많으니 너무 바쁘셔서)
딱 2곳에서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셨다.
그 중 한 곳은 저녁에 직접 찾아와도 좋다고 허락도 해주셨다.
다른 한 곳은 나중에 App 수정본을 드렸을 때 아주 길게 피드백을 메일로 보내주셨다.
( 화담 아동청소년 발달센터, 라온 ABA 센터 원장님 감사드립니다 ㅠ.ㅠ)
센터에 직접 와도 좋다는 원장님도
워낙 센터일로 바쁘시다보니, 전화를 드렸던 그날 저녁 7시 정도에만 시간이 나셔서
바로 찾아가기로 했다.
앱개발을 같이 담당하기로 했던 팀원 2명이 마침 모두 경북대 학생이어서 근처에 살고 있었는데
앱개발을 하면서 셋이서는 그나마 의견을 주고받는 편이었기에 함께 찾아갔다.
(혼자 가면 외로우니깐...)
그리고... 정말 가기 잘했었다.
직접 센터에 방문해서 전문가의 피드백을 들을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고
우리 아이디어에서 비어있는 부분들을 너무나 잘 채울 수 있었다.
자폐아동의 특성, 좋아하는 것, 어려워하는 일 뿐만 아니라
디지털화 되었으면 하는 교구,
App이 해주었으면 하는 기능 등 얻은 것이 너무나 많았다.
우리가 드린 것이라곤 쿠키 몇 개와 커피가 다였다...
상담비를 드린 것도 아니었는데, 불쑥 전화드려 도와달라 했던 우리를
너무나 감사하게도 선뜻 도와주셨다.
(덕분에 대상탔어요... 원장님... 곧 선물 들고 인사드리겠습니다...)
부족한 점이 어딘지 명확히 알게 되니 프로젝트에 대한 열의가 다시 생길 수 있었다.
기획서와 app 기능에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 어떻게 고쳐야 할지 알고 있으니
더이상 프로젝트가 막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예선자료 제출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제출 마감날까지 며칠간 밤을 샜었다. 마땅히 밤새서 작업할 곳이 경북대뿐이라
근처에 살던 둘과 함께 맨날 만나서 작업을 했다.
교육과 병행을 하면서 또 밤에는 프로젝트를 해야하니 몸은 너무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진짜 '힘든데 재밌다'라는 말을 입 밖으로 뱉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팀원들이랑 밤을 새고, 무언가 만들어보고, 다시 고치고
보통 생각하던 개발자의 모습이었는데, 실제로 해보니 적성에 맞는 거 같기도 하고
막연히 그런 모습들에 일종의 동경을 가지고 있었는데, 내가 그러고 있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희한한 감정이었다.
물론 대상까지 받고 이제와서 그 기억들을 반추해보니 보정이나 미화가 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재미있었다고 느꼈던 그때의 감정은 정말이었다.
그렇게 예선 제출용 자료를 딱 데드라인에 맞춰서 낼 수 있었고
약 2주 뒤,
발표를 하던 때에도 다른 일때문에 셋이 모여있었는데,
공지가 뜬 걸보고 한명씩 먼저 보고 표정으로 결과를 맞추기로 했었다.
처음 결과를 봤던 친구가... 눈이 동그래지면서
'우리... 어떡해...?' 하길래
떨어진 줄 알았다.
사실 본선에 갈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OT날에 다른 팀들 아이디어를 듣고 적잖게 충격을 먹어서
우리보다 훨씬, 오~ 싶은 아이디어들이 본선에 가겠지 라고 생각했다.
내가 기억에 남겨두었던 그 좋은 아이디어의 팀들은
본선 진출 명단에 하나도 없더라 왤까...
난 진짜 감은 별로인가?
그렇게 본선 준비를 하게 되었다.
본선
본선 준비는 예선만큼 힘들지는 않았다. (아닌가?)
앱개발이 사실상 본선 준비의 전부 였는데,
본선진출에 대비해 어느정도 앱개발도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강 전체 틀 정도)
앱은 그렇다쳐도, 사용할 딥러닝 모델을 서버에 올려야 했고
앱 테스트, 발표 준비, 발표용 영상 제작, 디자인 다듬기 등 할 일이 많았다.
할 일은 예선 때보다 많았지만
막막하지는 않다는 점, 그리고 본선에 올랐다는 점 때문에 덜 힘들게 느껴진 것 같았다.
그래도 시간은 부족했으니, 모든 시간을 해커톤에 쏟아부었다.
당시에 에이블 스쿨 과정이 웹으로 넘어가서 SQL, 장고를 배우던 쯤이었는데
수업은 하나도 못듣고 해커톤 준비만 했었다.
나중에 몰아듣다 죽을뻔
.
.
.
그렇게 일주일 간
매일 같이 해커톤 준비를 했고,
준비를 하며 틈틈히 이전에 받았던 멘토링의 멘토분들께
메일을 보내 피드백도 부탁드렸다.
(팀당 멘토링은 멘토링 기간 내에만 최대 3회였지만,
그 이후에도 따로 개인적으로 연락해도 좋다고 해서 메일 주소를 받아놨다.)
혹평만 가득했던 예선 때의 피드백과 달리
본선 최종 제출이 임박할수록 칭찬이 많아졌다.
이제 본선 발표와 시상식만 남았다.
3탄에 계속
+)
앱 시연영상도 만들어야 했는데
https://www.youtube.com/watch?v=jVqwWEtFGM4&t=17s
약간 요런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다.
단순히 시연하는 걸 녹화한 게 아니라
좀 깔쌈하게 말이다.
영상 제작을 학과 커리큘럼으로 배운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 때 방송일을 꿈꿨던 사람으로서,
컴공 사이에서 신방과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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